위험한 고령자 낙상사고, 아빠까지 다친 날의 상황 기록

7월 마지막 날도 쉽게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엄마 간병도 버거운데, 아빠까지 낙상사고가 있었습니다. 고령자 낙상사고는 정말 위험합니다. 70대 아빠는 체력도 좋고 건강한 편이지만, 사고는 정말 한순간입니다. 그날의 상황을 자세히 기록해 봅니다.

목차


아빠의 낙상 사고

7월 31일 금요일이었습니다. 저는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있고, 엄마는 더위에 어쩔 줄 몰라 하시며 침대와 시원한 바닥을 오가며 누워계셨습니다. 에어컨을 틀면 코가 자꾸 막힌다고 힘들어하시고, 끄고 창문을 열면 또 숨통이 막혀 힘들어하셨습니다. 

혼자 바닥에 누웠다가 일어났다 할 수 없기에, 저는 저녁식사를 준비하면서 왔다 갔다 정신없이 엄마를 케어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바닥에 누워있던 엄마를 일으켜 세워, 화장실을 다녀오고 거실 한쪽 침대에 엄마는 잠시 앉아있었습니다. 

아빠가 외출 후 들어오셔서 큰방 침대에 누워계셨습니다. 저는 식사 준비를 하고 있어서 거실에 있던 엄마가 아빠를 불렀습니다. 바닥에 있던 TV 리모컨 좀 주워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보통 바닥과 침대를 오갈 때 필요한 물건들(휴대폰, 리모컨, 묵주, 손수건, 돋보기 등)을 함께 옮기는데 그때는 식사 후 다시 바닥에 누울 예정이라 그대로 뒀습니다. 

그렇게 아빠가 일어나서 걸어 나오시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엄마가 놀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뒤돌아 거실 쪽으로 가보니 아빠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그때 너무 놀라서, 정말 무슨 큰일이 일어나는 줄 알았습니다. 쓰러진 아빠 옆으로 작은 수호천사 조각상이 함께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키도 덩치도 크신 분이 정말 세게 넘어지신 겁니다.

그동안 자주 넘어지는 엄마로 인해, 낙상 사고를 목격하는 장면이 제겐 큰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그런데 아빠까지 넘어지는 걸 보자 정말 노이로제에 걸리고도 남을 지경입니다. 트라우마와 상처는 무의식 정화가 되기 전까지 현실에서 끊임없이 반복 재생되곤 합니다.

머리를 다치진 않았는지, 의식은 있는지, 다치거나 불편한 부위가 있는지를 계속 물었습니다. 왜 무슨 이유로 넘어졌는지도 계속 물었습니다. 의식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 계속 질문했습니다. 대답은 하지만 분명하진 않았고, 갑작스러운 낙상에 아빠도 정신이 혼미한 상태 같았습니다. 

당장 119를 부르겠다고 하자, 괜찮다고 하시며 좀 누워있겠다고 하셨습니다. 베개를 받쳐드리고 물과 물수건을 준비하며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혹시 머리를 다쳐서 의식을 잃는 건 아닌지 체크하기 위해서 계속 말을 걸었습니다. 

그렇게 잠시 누워있다가, 몸에 아픈 곳이 없으면 일어나서 걸을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천천히 부축해서 일으켜 세웠고, 일어나서 방안 침대까지 가서 다시 누우셨습니다.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서 걸을 수 있어서 잠깐은 안심을 했습니다.


왼쪽 옆구리 통증과 호흡곤란

그런데 넘어질 때 왼쪽 몸을 세게 부딪혀서 왼쪽 겨드랑이 아래쪽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셨습니다. 응급실에 가보자고 했지만, 아빠는 한사코 고집을 부렸습니다. 평소에도 한 고집하시는 양반을 설득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통증이 있는 부위에 냉찜질과 파스를 뿌려드리려고 했지만, 그것도 필요 없다고 하셨습니다. 진통제를 드렸더니 그것도 안 먹는다고 하십니다. 계속 고집을 부리시는 걸 보니 아직은 살만하신가 보다 생각했지만, 계속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통증이 있는 부위에 파스만 뿌려놓고, 아프면 당장 응급실 갈 테니 말씀을 하시라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먼저 진통제를 달라고 하시는 걸 보니, 병원에 가야 할 때인 것 같았습니다. 우선 진통제를 드리고 구급차를 부르려 하니 약을 먹었으니 좀 있어보자 하십니다. 시간이 지나고 통증이 좀 괜찮다고 하시면서 잠이 살짝 드시기에, 깨우지 않고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그 사이 사이에 엄마도 케어해야 하고, 만일 응급실에 가면 엄마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컸습니다. 같은 아파트에 사시는 엄마의 성당 지인분께 미리 연락해두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너무 늦어지면 그분께도 부탁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가게 되면, 아빠가 검사를 하고 결과가 나오는 동안 집에 다녀올 생각이었습니다. 여러모로 엄마를 집에 혼자 두고 간다는 게 제겐 너무나 불안한 일이었습니다.

다행히 아빠의 주무시는 숨소리를 확인하고, 저는 언제든 나갈 수 있게 옷을 입은 채로 필요한 것들을 챙겨서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잠도 못 자고 쉬지도 못하고 대기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아빤 자다 깨셔서 숨을 잘 못 쉬겠다고 하셨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숨 쉴 때마다 따끔따끔하게 아프다고 하십니다.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서 119에 전화하려 했고 더 이상 아빠도 고집을 피우시지 않는 걸 보니 이젠 정말 병원에 갈 때가 된 것 같았습니다. 구급차를 부른 건 8월 첫날 새벽 2시 반경이었습니다.


마치며

운동신경이 좋고 균형감각이 좋아도 사고는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다치는 건 한순간이지만, 후유증은 생각보다 오래갈 수 있습니다. 누웠다가 일어날 때는 조금 천천히 일어나고, 균형을 잃고 넘어질 수 있는 자세에서는 항상 조심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간 내용은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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