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 이어 이번에도 나만의 스트레스 관리 방법인 ‘나와 나눈 이야기’를 계속해 보겠습니다. 이번 대화에서는 돈과 시간에 대한 불안,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만드는 고정관념, 그리고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마음이 어떻게 스트레스로 이어지는지 살펴봅니다.
목차
대화 내용 핵심 정리
앞선 대화에서는 엄마를 돌보는 일이 단순히 육체적으로 힘들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엄마의 감정과 건강, 그리고 결과까지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고군분투하며 에너지를 소진시키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나를 지키기 위한 감정적인 경계선 설정과 보호막의 필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이번 대화에서는 돈에 대한 불안, ‘이 나이라면 아직 건강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스트레스를 어떻게 키우는지도 이야기했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느끼는 슬픔과 괴로움, 시간과 에너지를 모두 소진시켜 스스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습관도 돌아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엄마와의 감정적 연결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경계선과 보호막이 필요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것이 엄마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엄마의 감정과 건강 문제를 모두 내 책임으로 짊어지지 않기 위해 필요한 거리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고, 할 수 있는 일도 모두 한꺼번에 해결하려 하지 않고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씩 해나가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스트레스 관리 방법 : 나와 나눈 이야기-3
B : 그래. 그 보호막이 너에게 큰 도움이 될 거야. 넌 어느새 항상 모든 걸 스스로 척척 해결하는 문제 해결사가 되어버렸어. 매일 엄마가 필요한 부분을 해결해 주고, 손재주가 좋아서 뭐든 잘 만들고, 고장 나도 스스로 다 고쳐서 쓰고, 못하는 게 없는 사람이 되어 버렸어. 그런 너의 문제 해결 능력에 스스로 만족하기도 했지.
하지만 그렇게 너의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다 쏟아부어서 스스로 해결하면 결국 넌 소진되고 말아. 결국엔 무엇이 남을까? 너 자신이 남아있긴 할까? 그렇게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하는 습관은, 어릴 때 풍족하지 못한 환경의 영향과 더불어 현재 돈을 벌 수 없는 상황이라는 불안이 합쳐진 결과야.
돈이 부족할까 봐 두렵다면, 돈을 쓸 때마다 감사와 축복을 담아서 써봐. 불안의 에너지를 풍요의 에너지로 전환하는 작업이야. 넌 돈이 부족해서 가족이 모두 힘들까 봐 두려운 거잖아.
A : 맞아 나에겐 그런 두려움이 항상 있었어. 가족 중에서 특히 아빠에게도 그런 두려움이 있거든. 그럼에도 마음 깊은 곳에는 그런 믿음이 있긴 해. 돈이란 건 필요할 때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를 찾아온다는 믿음 말이야.
돈 대신 내 몸을 갈아 넣는 방식은 결국 악순환의 굴레 속에 나를 영원히 가두는 꼴이 되겠지. 열심히 돈을 벌고 아낀다고 해서, 돈이 모이는 게 아니란 걸 이미 너무 잘 알아. 돈은 노력과는 별개의 문제니까.
B : 그리고 하나 더, 너에겐 이런 고정관념이 있지. ‘엄마는 아직 건강할 나이다’, ‘엄마는 다시 건강해져야 한다’, ‘다른 엄마들은 다 건강해서 본인의 삶을 사시는데, 우리 엄마는 왜 이런 걸까’ 같은 생각도 한번 살펴보자.
A : 맞아. 그런 고정관념이 있어. 주변의 친구 부모님들, 엄마 지인분들과 매번 비교가 되었어. 엄마 자신도 그런 비교를 하며 슬퍼하셨거든. 엄마 스스로도 그런 관념이 있었지.
다치거나 병드는 데는 나이가 따로 없어. 그리고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분들은, 우리 생활 반경 안에 보일 리가 없잖아. 그렇게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계시는 분들도 많지. 그리고 엄마보다 젊을 때 돌아가신 분들도 많잖아. 그런 경우와는 비교를 안 하지. 항상 우린 더 높은 기준으로 삶을 대하고 있는 거야.
주변에 친구들 엄마가 건강하게 일하시고, 또 친구들이 부모님에 대해서 철없는 투정을 부릴 때 나는 가슴이 무너지곤 했어.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슬프고 우울했어. 그런 투정이 다 사치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으니까.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원래 이 나이에는 이래야 하는데’라는 기준을 만들어 놓았던 것 같아. 저번 글에서도 썼지만 정답을 정해놓으면 세상은 모조리 오답으로 보이고, 그러면 그 사람은 불행할 수밖에 없어.
B : 맞아. 그런 기준은 네가 정한 거지, 이 세상엔 절대적인 정답이란 건 없잖아. 그 기준과 실제 삶이 다르다고 해서, 네 삶이나 엄마의 삶이 잘못된 건 아니잖아. 너는 영성 공부,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이니까 이 의미를 더욱 잘 알 거야. 몸이 불편하고 아픈 게 잘못된 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야.
A : 그래. 몸이 불편한 게 잘못된 상태는 아니란 걸 알아. 단지 그 현상을 바라보는 엄마가 괴로움을 호소하고, 그 괴로움을 바라보며 또 내가 괴로워하는 악순환의 구조에 있다는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정해놓은 ‘원래 이래야 한다’라는 기준으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괴로워하고 있었어.
B : 그 기준을 내려놓고 관찰자 시선으로 현재의 상황을 가만히 바라보자. 엄마와의 강한 감정적 연결도 보호막을 가동해서 적당히 분리시키자. 그리고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자. 감정적으로 함께 아파하지 않는 건 엄마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엄마를 지속적으로 돌봐줄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는 걸 명심하자.
A : 그래. 우리 모두를 위해서 나는 보호막을 가동하겠어. 때론 엄마가 자신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고, 공감해 주지 않는다고 화내고 서운해할 때가 있어. 그런데 평생을 반복적으로 들어온 부정적인 얘기에 어떻게 늘 경청하고 공감할 수 있겠어?
부정의 주파수에 동조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지만, 사실은 엄마의 고통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더 분리되고 싶었어. 내가 살기 위해서 말이야. 공감을 넘어선 동일시 상태였기 때문에 그런 대화는 고통 그 자체였어.
역설적이게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할 수 있는 건, 그 사람과 완전히 동일한 감정 상태에 있는 사람은 불가능해. 어디까지나 감정적으로 조금 떨어져 있는 사람만이 가능해. 이런 복잡한 이야기를 엄마에게 설득시키기란 너무 어려웠어.
오늘 너와의 이야기를 통해 복잡하고 불편했던 마음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 기분이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해서 정리하고, 우선순위에 맞게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보겠어.
B : 좋아. 그것부터 시작하면 돼. 모든 답을 한 번에 찾으려고 조급해하지 않아도 돼. 넌 항상 하루에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시간에 쫓기는 경향이 있잖아. 그게 더 네 숨통을 조이지. 조금 느리게 가도 괜찮아. 그 모든 걸 하루에 다 해내지 않아도 괜찮아. 한번 해봐. 무슨 큰일이 일어나진 않는다고.
A : 맞아.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해볼게. 나 자신을 갈아 넣으면서 해야 할 일은 세상에 없어. 그게 아픈 부모를 돌보는 일이라 할지라도 말이야. 오늘 대화에서 나를 더 이해할 수 있었어.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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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이렇게 나만의 스트레스 관리 방법인 '나와 나눈 이야기' 3편을 모두 마쳤습니다. 대화 내용을 짧은 예시로 한편의 글에 담아보려 했지만,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많아서 나누어 정리해 봤습니다.
엄마와의 감정적 경계선 설정, 보호막 가동,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하고 책임지려고 에너지 소진하지 않기,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 구분하기, 할 수 있는 일에 우선순위 정해서 하나씩 천천히 하기를 매일 실천해 보겠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고 나에게 필요한 방법을 찾아가는 데 도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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