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우리는 흔히 타인과의 관계에서 멀어지거나 혼자라고 느낄 때 외로움을 경험합니다. 하지만 과연 외로움의 원인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만 있는 걸까요? 이번 시간에는 내가 느낀 외로움의 실체를 하나하나 파헤쳐 보려 합니다.
목차
내가 느낀 외로움
저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예 안 느끼는 편도 아닙니다. 타인과 함께 하는 시간, 혼자만의 시간이 저만의 황금 비율로 맞춰질 때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가족 간병이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사회적 고립감을 강하게 느끼고, 친구들에 대한 서운함도 커져갔습니다.
더 이상 직장 생활을 할 수 없고,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주로 엄마 병원, 한의원, 매주 성당 모셔다드리기, 공원에서 엄마 운동시키기, 동네 슈퍼마켓과 시장에서 장보기 등으로 그곳엔 나를 위한 장소는 없었습니다. 매일 운동하러 나가는 게 하나의 낙이었지만, 그마저도 엄마 상태에 따라 못 가는 날이 많았습니다.
엄마가 다치기 시작한 초기에는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가끔 약속을 잡고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럴 수 없는 현재 상황이 되고 보니, 내가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는 사회생활을 못하고, 친구들을 못 만나서 오는 고립감으로 인한 외로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주 연락하고 지내던 친구들과 연락이 뜸해진다고, 인연이 끊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마음속 서운함이 불쑥불쑥 올라옵니다. 나는 이렇게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살고 있는데, 내 친구들은 나에게 안부 연락조차 먼저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누군가 힘들어할 때 이렇게 외면하지 않았는데, 그들은 왜 다 나를 외면하는 기분이 들었을까요? 정말 버림받는 기분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먼저 연락해서 통화하면, 상황이 다른 친구들은 적절한 공감을 해주지 못하고 영혼 없는 대화를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연락하면 할수록 더더욱 극심한 외로움을 느꼈습니다.
항상 위로와 힘이 되어준 절친들 역시도 통화할 때 그때뿐, 먼저 안부를 물어오진 않았습니다. 그게 그토록 서운하게 느껴질 줄은 몰랐습니다. 단지 그들도 현생을 사느라 바쁜 것일 뿐인데, 자꾸만 아이같이 철없는 서운함이 올라왔습니다.
혹여 나도 모르게 힘든 얘기를 계속해서 상대방을 지치게 할까 봐, 하고 싶어도 연락을 자제하고 조심했습니다. 항상 입장을 바꿔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봤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배려하는 만큼, 배려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엠패스(Empath) 성향의 사람들이 자주 겪는 고민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에게서 잊히는 기분, 이해받지 못하는 느낌, 혼자만 뚝 떨어져 고립된 상태로 사는 것 같은 극심한 외로움의 감정을 느꼈습니다. 사실 이토록 바닥까지 치는 감정을 느낀 건 처음이었습니다. 그건 마치 "이번 미션은 외로움이야. 벗어날 생각 말고, 철저하게 외로움을 느껴봐."라고 누군가 저를 이 상황 속에 몰아넣은 것만 같았습니다.
불편한 감정 속에 머무는 건 많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 부정적인 감정의 주파수에서 계속 머물다가, 더 안 좋은 일이 생길까 봐 두렵기도 합니다. 그렇게 세상에서 완전히 고립되고, 모두에게서 잊힐까 봐 두려운 것입니다.
항상 이 방법이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그 감정 속에 깊이 머물러야 하는 시기가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벗어나려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 깊은 늪에 빠져듭니다. 그 감정을 계속 저항하고 거부할수록, 역효과만 나는 것이죠.
외로움의 실체와 해결 방법
위에서 말한 "사람들에게서 잊히는 기분, 이해받지 못하는 느낌, 혼자만 뚝 떨어져 고립된 상태로 사는 것 같은 극심한 외로움의 감정"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겠습니다. 타인과 연결이 끊기고 혼자가 되는 느낌에서 외로움을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과 어울려서 놀 때는 행복하지만, 헤어져서 혼자 있는 시간이 되면 외로움에 견딜 수 없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니까 당연히 혼자 있으면 외로워야 할까요? 그게 과연 당연한 걸까요?
혹시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아서, 자신과의 연결이 끊어져서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요? 타인을 통해서 채워진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알고 보면 모두 상황에 따라 달라질 불확실한 것들뿐입니다. 그들의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서 반응이 달라질 수 있는데, 그 불확실한 것에 그렇게 의지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 누구도 타인을 완전히 이해하고 공감해 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설명해도, 다음에는 모두 잊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자기의 모든 상황과 감정을 오롯이 이해해 줄 수 있는 건 자신밖에 없습니다. 글쓰기 작업을 통해 충분한 자기 이해를 하고 나면 어느새 외로움이란 감정이 사라집니다.
저는 다양한 창작활동을 통해 내면의 것들을 끊임없이 풀어내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것들을 안에 꼭 담아둔 채 풀어내지 않으면, 그것은 인격화되어 고통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자기들의 목소리를 외면한다고, 외로움에 울부짖기도 합니다.
그중 하나가 글쓰기 작업이고, 정말 많은 감정들이 해소되는 좋은 작업 중 하나입니다. 그렇게 외로움의 목소리를 하나하나 정성껏 귀담아 들어주고 밖으로 꺼내주자, 그들의 울부짖음이 거짓말처럼 멈췄습니다.
외부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는데, 더 이상 친구들에게 서운한 감정이 들지도 않고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롭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자신에게 충분히 이해받고,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즐거우면, 더 이상 외부에서 무언가를 채워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물론 이 방법이 모두에게 다 통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 방법이 꼭 글쓰기일 필요는 없습니다. 명상, 운동, 그림 그리기, 춤추기, 노래 부르기 등 어떤 과정을 통해서도 진정한 자신을 만날 수 있고, 그 과정 속에서 깊은 자기 이해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자기 내면과 깊이 소통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 이전 글 : 나만의 스트레스 관리 방법 : 나와 나눈 이야기-3
마치며
여기까지 내가 느꼈던 외로운 감정과 그 실체를 파헤쳐 봤습니다. 그 해결 방법은 그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끊임없이 외부에서 사람들을 찾는 게 아니라, 그 외로움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내면의 자신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글쓰기는 그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쓰기